본문 바로가기

[스마트 건설 백과사전 Vol.01] 가상 세계 속 쌍둥이 현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2022.12.02 3min 55sec

<아이언맨> 슈트 제작 기술로 건물을 짓는다면?


영화 <아이언맨>에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3D 홀로그램을 사용해 아이언맨 슈트를 제작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설계도를 3D로 구현하고, 실제 착용한 것처럼 시뮬레이션한 뒤 문제점을 파악하는 장면이었죠. 마치 미래의 첨단 과학처럼 보이던 이 기술이 바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입니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실시간으로 잇는 최첨단 기술은 이제 영화가 아닌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 건설 백과사전_ 가상 세계 속 쌍둥이 현실,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이란?


디지털 트윈은 말 그대로 가상 세계에 현실 속 사물과 똑같은 쌍둥이(Twin) 3D 모델을 만들고, 시뮬레이션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건물을 짓는다고 한다면, 먼저 컴퓨터로 현실과 동일한 가상 세계에 쌍둥이 모델(3D)을 구현하고, 현실의 건물에 센서(IoT*)를 부착해 정보를 수집(5G*)합니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수집한 센서 정보를 분석해(Big Data) 건설현장의 상태나 진척 상황을 관리하죠. 또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일어날 문제점을 예측하고, 도출한 결과를 다시 현실 세계에 반영하는 게 디지털 트윈의 원리입니다. 


디지털 티원이란? 가상 세계에 현실과 똑같은 3D 모델을 만들고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현실 세계에 반영
*IoT :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말하며 인터넷으로 기기와 기기 혹은 기기와 시스템 간에 연결된 네트워크를 뜻합니다.
*5G : 최대 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이동 통신 기술.


디지털 트윈 vs 메타버스 차이는?
 
디지털 트윈(실시간 동기화, 현실과 가상 세계가 똑같은 데이터 반영) vs 메타버스 (두 세계를 연결, 현실과 가상 세계가 똑같을 필요 없음)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Metaverse)와 비슷하지만 구현 기술이나 활용되는 측면에서 엄연히 구별되는데요. 

메타버스는 현실과 비슷한 3차원 가상 세계에 자신을 대변할 아바타를 만들어 다양한 경제‧사회‧문화적 경험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 세계와의 연결이 필수이며 가상 세계와 현실이 반드시 똑같을 필요는 없죠. 반면 디지털 트윈은 현실과 가상 세계가 실시간 동기화되어 같은 데이터를 반영하는 게 핵심입니다. 가상에서 일어난 일이 현실에도 그대로 옮겨지는 거울 세계(Mirror Worlds)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정보가 현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산업에서 활용하기에는 메타버스보다 좀 더 현실적인 기술이라고 평가받습니다. 



디지털 트윈의 역사

디지털 트윈의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달 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우주선 아폴로 13호가 고장 나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이 지상센터에 이와 동일한 조건의 탐사선과 우주 환경을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한 것인데요. 물론 현대적 개념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아니지만 시뮬레이터로 비슷한 효과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이 걸어온 길 (1970년대 : 미국 항공우주국 - 아폴로 13호 귀환을 위한 모의실험, 가상 시뮬레이션 개념) (2010년 미국 항공우주국 : 우주 탐사 기술 개발 로드맵에 디지털 트윈 첫 도입) (2016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 : 제조업에 디지털 트윈 모델 적용, 민간 기업 첫 도입 사례) (2002년 미국 마이클 그리브스 박사 : 제품생애주기관리 모델로 디지털 트윈 언급, 현대적 디지털 트윈 개념) (2015년 싱가포르 정부 : 도시 전체를 3D 가상현실로 구현한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에 디지털 트윈 도입)
 

현대적 개념의 디지털 트윈은 2000년대에 들어서야 등장합니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5G 등 기반 기술이 발전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가장 먼저 디지털 트윈을 도입한 기업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 General Electric)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항공기 엔진 관리 시스템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했는데요. 엔진의 3D 모델을 만들고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모니터링함으로써 엔진 부품 교체 시기, 고장 날 가능성 등을 예측해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고 항공기 결함에 대한 감소 효과를 얻었죠.

디지털 트윈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나라도 있습니다. 바로 싱가포르인데요. 싱가포르는 3년에 걸쳐 모든 건물과 도로, 구조물, 인구 등 도시의 데이터를 3D 가상현실에 구현한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를 만들어 선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도심의 건물과 공원을 계획할 경우 바로 공사에 착수하는 것이 아니라 버추얼 싱가포르 플랫폼 내에서 주변 경관과의 조화, 일조권 침해 여부,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또한 홍수나 화재와 같은 재난 상황에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종시가 2018년부터 교통과 환경 분야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싱가포르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영상, 출처 : 싱가포르 국립 연구 재단(National Research Foundation) 유튜브 ]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는?

이처럼 디지털 트윈은 직접 가기 힘든 우주 공간을 넘어 제품 생산, 도시 계획까지 그 분야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전에 가상현실로 검증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이고 품질은 높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자동차, 에너지 등 산업별 디지털 트윈 적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차에서 수집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차의 배터리 수명을 예측하거나, 사람들의 전력 소비량과 생산량을 예측하여 전력 공급을 최적화할 수도 있죠. 또한 환경이나 비용 문제로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도 디지털 기반의 시뮬레이션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 실제와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차세대 첨단 기술로 기대를 모으며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트윈. 최근 그 성장 속도가 심상치 않은데요. 글로벌 리서치그룹인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 5천억 원에서 2026년 54조 2천억 원으로 15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에 디지털 전환이 빨라진 것도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입니다.


디지털 트윈 시장규모 전망 (2020년 3조 5천억원 / 2026년 54조 2천억원)

 

건설업의 디지털 트윈을 이끌 현대건설

디지털 트윈은 건설업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공종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건설업의 특성상 시공 전 작업환경을 모두 파악하기 쉽지 않은 데다 완공 후에도 보수‧보강 및 안전진단과 같은 유지∙관리가 꾸준히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죠. 이때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견하여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고, 준공 후에도 보수 공사의 기간이나 범위를 예측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작업까지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건설의 미래를 고민해온 현대건설은 누구보다 앞서 디지털 트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연구해오고 있습니다. 터널부터 항만, 고속도로, 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고 있죠. 특히 디지털 트윈을 이루는 핵심 열쇠라고 불리는 *BIM에 관해서는 업계 선두 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 BIM 분야 국제표준인 *ISO 19650:2018 인증을 획득했을 정도죠.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BIM 기반의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BIM: 건설 정보 모델링(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3차원 설계 방식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모든 정보를 통합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
*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국제표준화기구)의 약어로 1947년에 설립되었으며, 100여 개 나라에서 온 대표자들로 구성된 국가표준화기구의 세계적인 연합체. 이 가운데서도 ISO 19650:2018 인증은 2018년 발행된 BIM 정보관리 운영체제 관련 기준으로서 사업수행주체별 BIM 정보관리와 운영 및 협업 역량에 대한 요구사항을 기준으로 엄격한 검증과 심사를 통과해야지만 획득할 수 있는 인증입니다.
 
세계 최초! 건축 전 과정에 3D BIM이 도입된 사례 (카타르 국립박물관 : 316개에 달하는 원형판이 뒤섞이고 맞물린 비정형 외관을 구현하기 위해 BIM 활용)

현대건설이 시공한 카타르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Qatar)의 경우 세계 최초로 건축 전 과정에 3D BIM이 도입된 사례인데요. 316개에 달하는 원형판(Disk)이 뒤섞이고 맞물리며 만들어낸 독창적이고도 유례가 없는 비정형 외관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BIM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3차원으로 그려진 건물 모형으로 설계 도면의 오류를 미리 파악하고 실제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했습니다. 또한 원형 디스크를 구성하는 7만6000여 장의 섬유 보강 콘크리트(FRC·Fiber Reinforced Concrete) 패널 조립을 위해 패널마다 바코드를 부착했고 바코드를 찍어 몇 번 원형판에 어느 부분인지 추적·관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현대건설의 디지털 트윈 기술 (하이보드 : 3D BIM 화면과 실제 건설현장의 현황을 비교하며 시공/관리할 수 있는 기술)
 

아울러 현대건설은 BIM 모델에 시공 데이터를 연계하여 건설현장의 작업환경이나 스마트 건설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건설 통합관리플랫폼 하이보드(HIBoard: Hyundai IoT Smart Dash-Board)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BIM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IoT센서 정보, 근로자 및 장비의 위치정보, 드론 데이터 및 CCTV 영상 정보 등을 통합관리 할 수 있어 현장관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가상세계는 우리의 일상에 더 깊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 선두에는 디지털 트윈이 있죠. 건물, 자동차, 항공, 도시, 교량, 에너지 발전소 등 시뮬레이션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삶의 공간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건설산업에서 디지털 트윈은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현장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건설업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에 진심을 다하고 있는 현대건설. 현대건설의 다양한 디지털 혁신으로 보다 스마트하게 변모할 건설현장의 미래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