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마트 건설 백과사전 VoI.04] 위험천만 공사장은 No! 현장조립으로 안전시공OK! OSC(Off-Site Construction)

2023.03.14 4min 29sec

현장을 벗어난 공장 생산 방식으로! 건설 패러다임이 변화한다


건설 현장에 높게 쌓인 각종 자재와 장비들. 현장을 바쁘게 오가며 시설물을 가공하고 제작하는 사람들. 흔히 건설 현장하면 떠오르는 이러한 풍경들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마치 레고 블록을 조합하듯 미리 제작된 건축 자재를 조립하고 시끄러운 공사 소음도, 뿌연 분진도 없는데요.


이것이 바로 OSC(Off-Site Construction)로 달라진 건설 현장의 모습입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OSC는 기존의 현장 생산 방식에서 공장 생산 방식으로 전환을 말하는데요. 이는 곧 건설 생산 방식의 혁신이라고도 불립니다. 현재 건설 산업이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스마트 건설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친환경까지 고려할 수 있는 공법, OSC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위험천만 공사장은 No! 현장 조립으로 안전시공이 가능한 OSC 일러스트.



OSC(Off-Site Construction)란?


OSC는 공장에서 건물의 구조물, 부재, 부품, 설비 등을 사전에 제작한 후 건설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설치하는 건축 방식을 말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구조물을 현장에서 벗어난 외부(Off-Site)에서 미리 만들고 현장에서는 작업을 최소화하는 방법인데요. 주로 건축 분야에서는 병원이나 호텔, 학교 등 구조와 형태가 간단하고 반복적이며 공정이 간편한 건축물에 쓰이며, 토목 분야에서도 다양한 구조물 건설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개념은 최근에 나온 것이 아닙니다. OSC의 대표 공법으로 불리는 PC(Precast concrete) 공법은 국내에 1960년에 최초로 등장했으며 1990년대 초에 주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는 부족한 시공 기술력, IMF 외환위기로 인한 주택 경기 침체 등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하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에야 다시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 OSC가 주목받는 이유는 건설 인력 부족, 기능 인력의 노령화 등 문제점을 해결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품질을 향상시킬 대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OSC란 무엇일까? 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구조물, 부재, 부품, 설비 등을 사전에 제작-제작한 구조물을 건설 현장으로 운반-현장에서 조립/설치해 건물 완성



탈현장 시공(Off-Site Construction) VS 현장 시공(On-Site Construction)


이렇게 현장을 벗어난 OSC가 현장 시공 방식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공정이 간편하고, 기초공사와 동시에 공장에서 구조물을 따로 제작하기에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OSC에 속하는 모듈러 공법의 경우 철근을 조립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기존의 철근콘크리트 공법보다 50% 정도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건축 구조재를 표준화, 부품화하여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죠. 기상‧기후 등 외부 요인의 영향도 덜 받아 안정으로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미리 자재를 규격화하고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기에 폐기물 발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소음‧분진과 온실가스 등을 낮춰 저탄소 건설 체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OSC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탈현장 시공vs현장 시공. 탈현장시공은 공장에서 구조물을 따로 제작해 안정된 품질 확보 가능, 외부 요인의 영향이 적어 현장 시공 대비 공사기간이 단축됩니다. 현장시공은 현장에서 기초 공사, 구조물 작업을 함께 진행해 기상/기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OSC 종류는? PC 공법 VS 모듈러 공법


OSC는 골조 요소의 쌓는 형식에 따라 PC(Precast Concrete) 공법과 모듈러(Modular) 공법 등으로 나뉩니다. 


OSC 종류는 PC공법(기둥, 벽체 등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과 모듈러 공법(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모듈 그대로 공사 현장으로 운반해 간단한 조립만으로 건축물을 완성하는 공법)이 있습니다.


먼저, PC 공법은 기둥, 보, 벽체, 슬래브와 같은 콘크리트 주요 요소를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설치하는 공법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건설 현장에서 임시 틀을 만들고 콘크리트를 붓고 굳혀서 사용하는 것과 달리 PC 공법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는 레고 블록처럼 조립만 하는 것이죠.


PC 공법은 지하 구조물, 즉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에 주로 사용됐는데요. 최근에는 반도체 공장, 데이터 센터 등 지상 구조물에도 적용되며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교각 및 방파제 공사에 적용할 수 있는 PC 공법이 개발되어 토목공사에서의 활용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PC 공법은 구조 형식에 따라 더 세밀하게 나누기도 하는데요. 특히 거주 공간인 건축물의 경우 구조에 따라 기둥 대신 벽이 천장을 지탱하는 형태를 벽식구조, 수직의 힘을 지탱하는 ‘기둥’과 수평의 힘을 지탱하는 ‘보(樑)’가 하중을 유지하는 구조를 라멘(Rahmen)구조라 부릅니다.


벽식구조vsPC라멘구조. 벽식구조 기초/바닥/벽으로 구성되며 바닥의 하중을 벽체로 유지해 대량공급에 유리하나 평면을 바꾸기 어려움. PC라멘구조 기둥/보/바닥으로 구성되며 보와 기둥으로 하중을 유지해 구조를 쉽게 변경할 수 있으며 층간소음에도 유리합니다.


일반적인 아파트는 주로 벽식구조로 지어졌지만 최근 들어 공간 활용성이 높은 PC 라멘구조*를 아파트에 적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라멘구조는 벽이 아닌 기둥과 보로 하중을 지탱하기에 내부 공간을 편의에 따라 조정하기 쉽고, 개방감이 느껴져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가 큰데요. 특히 상·하부층의 소음이 벽을 타고 전해지지 않고 층과 층 사이의 보가 완충 역할을 하여 층간소음을 줄이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은 공간을 변경하기 쉬운 PC 라멘구조 역시 층간소음전문 연구시설 ‘H 사일런트 랩(H Silent Lab)’에 적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PC 라멘구조: PC 공법으로 현장에서 조립한 라멘구조를 말한다.


반면, 모듈러 공법은 쓰이는 재료에 따라 철골 모듈러와 콘크리트 모듈러로 다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모듈러 공법은 ‘모듈(Module)’이란 단어처럼 규격화된 3차원 실내 공간을 미리 통으로 공장에서 제작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전체 공정의 약 50~80%를 공장에서 제작한 뒤 모듈 그대로 공사 현장으로 운반해 간단한 조립만으로 건축물을 완성하는 공법입니다.


특히, 모듈러 공법은 ‘공장 제작’과 ‘현장조립’으로 시공이 완료될 정도로 간단해 기존 건설 방식과 비교해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사용하던 이동형 모듈러 주택을 해체해 공장에서 보수할 경우, 필요한 곳에 다시 설치할 수도 있어 재활용률이 높습니다. 더불어 건설 폐기물 처리 비용도 절감되고,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죠. 



해외에서 OSC는 어디까지 왔을까?


전 세계 모듈러 건설시장 규모. 2020년 823억 달러에서 2025년까지 1088억 달러로 연 5.7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는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 마켓앤마켓)


유럽, 북미 등 해외에서는 이미 20~30년 전부터 OSC가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높은 인건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유럽 국가의 OSC 점유율은 전체 건설시장의 약 20~25%에 이르며, 특히 북유럽 국가는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이미 1950~1960년대부터 모듈러 공법을 도입했고 2010년부터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모듈러 건축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는데요. 최근에는 전체 주택시장의 약 15% 내외를 차지하는 연간 12~15만 호 정도가 모듈러 주택으로 제작될 정도입니다. 중국도 뒤늦게 OSC에 뛰어들어 공업화 주택을 내세우는 등 적극적인 모습인데요. 2015년 중국은 후난성에 높이 57층짜리 건물을 단 19일 만에 완공시켰고, 코로나19가 발생한 시기에는 불과 10일 만에 중국 우한시 내에 각각 1000개, 1300개 병상 규모를 갖춘 병원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 모듈러 건설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인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모듈러 건설 시장이 2025년에는 약 1088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OCS의 선두주자, 현대건설


국내에서도 미래 건축 기술의 하나로 OSC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는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2023년까지 1000호 물량 규모의 OSC 공공 주택 공사를 발주하고, 인허가 단계에서 용적률‧건폐율‧높이 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등 OSC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건설업의 스마트화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건설은 이미 2020년 OSC를 위한 TFT를 통해 미래 건설 기술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분야별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는데요. 기존 OSC가 건축 분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대건설은 건축만이 아니라 교량, 방파제 등 토목 분야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건설이 쿠웨이트에 건설한 해상교량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의 경우, 교량 상판이 될 조립식(Pre-fabricated) 박스거더를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한 후 현장으로 옮겨 거치하는 PC 공법을 적용했는데요. 제작부터 운반, 거치 전 과정을 자동화 시공으로 완성해 공기 단축은 물론 원가 절감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현대건설은 길이 60m, 높이 4m, 무게 1700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스거더를 해상에 거치하기 위해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FSLM 공법: 사전 제작된 1경 간(교각 간 거리)의 교량 상판을 해상으로 가져와 일괄 시공하는 공법. 


OSC를 활용한 현대건설의 대표 역작.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건축 분야에서는 이미 2015년부터 주차장 지하 외부 벽에 PC 공법을 적용하며 OSC를 시도해왔는데요. 2021년 ‘단부 보강형 PC 더블월 복합화 공법’을 개발해 건설업계의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PC 더블월 공법은 서로 연결된 두 개의 PC(프리캐스트, Pre Cast) 벽판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연결해 하나의 벽체로 형성하는 공법입니다. 기존 공법 대비 공사 기간을 약 30% 단축시키고 공정 단순화로 현장의 안전사고도 줄이는 효과가 있죠. 더불어 벽체의 내구성을 강화했기에 지진 저항성은 물론 누수에 대한 품질도 확보했습니다.


PC 더블월 공법은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 신기술(제920호)로 지정받고, 4건의 관련 특허를 등록했는데요. 그만큼 이 기술의 진보성과 현장 적용성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특히 PC 더블월 공법은 BIM 기반으로 자동화 생산 공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미래의 스마트 건설에서 중요한 공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OSC 기술, PC 더블월 공법. 서로 연결된 두 개의 PC벽판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연결해 하나의 벽체로 형성하는 공법입니다.


또한 교량 공사에서는 상부 구조만 적용할 수 있었던 PC 공법을 피어캡*, 기둥을 포함한 하부 구조까지 확장시킨 조립식 교각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는데요, 피어캡과 기둥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여 내구성을 높이고 효율적으로 품질을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의 기초판 공사와 병행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피어캡(Pier-Cap): 기둥 위에 설치되어 상부구조를 지지하는 구조물.


현대건설의 OSC 기술, 조립식 교각 시스템. 교량 공사 시 상부구조뿐만 아니라 피어캡, 기둥을 포함한 하부 구조까지! PC공법을 적용한 조립식 교각 시스템입니다.


방파제 공사 역시 OSC를 도입했는데요. 바다에서 타설 작업을 진행하는 방파제 공사의 특성상 바닷물 때문에 작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현대건설은 방파제 상부구조의 외벽을 PC 블록으로 제작해 거치하는 PC 공법을 적용해 기존 방파제 공사 대비 약 30% 공기를 단축하는 효과를 달성했습니다.


건설업계의 새로운 바람이 되고 있는 탈현장 건설, OSC! 기존 현장 중심의 건설 산업에서 현장 업무를 최소화한 OSC는 거부할 수 없는 패러다임의 변화이자, 미래 스마트 건설을 위해 꼭 필요한 방식인데요.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건설의 미래를 선도하는 현대건설은 앞으로 첨단로봇‧AI 등 4차 산업에 따른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한 OSC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해 더 나은 건설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