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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건설 백과사전 Vol.02] 소리 없이 강하다, 어떤 터널도 안전하고 빠르게 뚫는 거대 드릴 TBM

2023.01.03 4min 26sec

뚫고, 막고, 배출까지 원스톱! 터널 자동화 시스템


도심의 꽉 막힌 도로, 구불구불 돌아가야 하는 길을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터널인데요.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 산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도시와 도시를 잇는 해저터널 등 모두 터널이 건설되면서 누릴 수 있게 된 편리함입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터널 공법도 진화하고 있는데요. 특히 도시 속 지하공간을 개발할 때 사람들의 안전은 물론 소음, 진동과 같은 공사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게 스마트하고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TBM 공법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소리없이 강한 거대 첨단 드릴 TBM



터널 공법의 종류


토질과 암반 등 지반의 특성에 따라 터널 공법은 다르게 활용되는데요. 대표적으로 NATM 공법, TBM 공법, 침매 공법, 개착식 공법 등으로 나뉩니다.


터널 공법의 종류 (개착식 공법 : 땅에 흙막이 기둥을 박고 그 깊이만큼 토사를 파낸 뒤 콘크리트 박스 설치 후, 다시 흙을 메우는 공법 / 침매 공법 : 터널 구조체를 미리 지상에서 만든 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설치하는 공법 / NATM 공법 : 암반에 구멍을 뚫고 화약을 폭발시켜 굴착한 뒤 터널 벽면에 숏크리트를 타설해가는 공법 / TBM 공법 : 강철 굴착 장비를 이용해 굴착한 뒤 미리 제작한 터터널 공법의 종류 (개착식 공법 : 땅에 흙막이 기둥을 박고 그 깊이만큼 토사를 파낸 뒤 콘크리트 박스 설치 후, 다시 흙을 메우는 공법 / 침매 공법 : 터널 구조체를 미리 지상에서 만든 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설치하는 공법 / NATM 공법 : 암반에 구멍을 뚫고 화약을 폭발시켜 굴착한 뒤 터널 벽면에 숏크리트를 타설해가는 공법 / TBM 공법 : 강철 굴착 장비를 이용해 굴착한 뒤 미리 제작한 터널 벽면을 조립하면서 굴진하는 공법)널 벽면을 조립하면서 굴진하는 공법)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됐던 개착식 공법은 땅에 흙막이 기둥을 박고 그 깊이만큼 토사를 파낸 뒤에 콘크리트 박스를 설치하고 다시 흙을 메우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는 ‘통영 터널’, 서울 지하철 1호선 등이 이 개착식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침매 공법은 터널 구조체를 미리 지상에서 만든 후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설치하는 터널 공법입니다. ‘가덕 터널’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터널 공사의 가장 보편적인 방식인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공법은 암반에 구멍을 뚫고 화약을 폭발시켜 굴착한 뒤 터널 벽면에 숏크리트*를 타설해가는 방법입니다. 주로 단단한 지반에 사용되며 산을 관통하는 터널, 지반이 단단한 해저터널 등에 쓰입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보령 해저터널’에 쓰인 공법도 바로 NATM 공법입니다. 또 ‘보령 해저터널’은 국내 최초로 해저 터널에 NATM 공법을 적용한 사례인데요. 단 한 번의 해수 유출 사고도 없이 국내 최장 해저터널을 개통했다는 점에 주목할만합니다.

*숏크리트: 모래와 시멘트를 섞은 것을 펌프로 압송하여 노즐 끝에서 물과 함께 분사하는 방법.


반면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은 소음, 진동 발생을 최소화해야 하는 도심지 지하나 화약 발파 작업이 불가능한 지역, 즉 지반이 약한 하저, 해저 구간의 터널을 시공할 때 쓰이는 방법입니다. 원통 형태의 거대한 강철 굴착 장비를 이용하는데요. 이 장비는 터널의 굴착부터 구조체 시공, 토사 배출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습니다. 굴착 후에는 미리 제작한 터널 벽면을 조립하며 굴진합니다. 최근의 TBM 장비는 연약한 지반부터 매우 단단한 암반 구간까지 관통할 수 있어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국내 최초로 무진동 굴착 방식인 TBM 공법이 쓰인 곳은 1989년 착공된 ‘남산 1호터널 쌍굴’입니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TBM 장비를 활용했는데요. 현대건설은 2000년 준공한 서울지하철 5-16공구, 5-17공구에서도 굴착 기계인 로드헤더(Road-header)를 처음으로 도입해 국내 기계화 굴착공법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TBM 공법의 작동 원리


TBM 공법은 나무를 파고 들어가 굴을 만드는 배좀벌레조개의 모양을 본떠 개발했습니다. 배좀벌레조개는 파낸 나뭇조각을 뒤로 보내고, 그와 동시에 굴의 표면에 자신의 체액을 발라 굴을 만드는데요. TBM 공법도 이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배좀벌레조개에서 본뜨느 TBM 공법 (선박을 갉아먹는 배좀벌레조개 : 단단한 껍질을 회전시켜 나무 속을 갉아내고 흡수한 뒤 체액과 함께 몸 뒤로 보내어 뚫은 구멍을 지지하는 데 사용)


쉴드(Shield)라는 원형 통 안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쉴드 TBM 공법은 먼저 원통의 기계 전면에 장착된 커터헤드를 회전시키면서 디스크 커터(면판)가 지반을 굴착합니다. 이후 이수(泥水, 점토물) 또는 굴착된 버력(Rock)*으로 챔버를 채워 막장압*을 유지합니다. 이렇게 압력을 가하면서 회전·전진하며 터널을 뚫으면 분쇄된 암석과 흙은 컨베이어 벨트 또는 배관을 통해 TBM 기계 뒤로 옮겨지죠. 그리고 굴착과 동시에 이렉터*를 이용해 터널 벽면에 세그먼트(Segment)라 불리는 콘크리트 블록을 설치합니다. 세그먼트 전용 이렉터로 정해진 위치에 자동으로 세그먼트를 설치하는데요. 이로 인해 터널 내벽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버력(Rock) : 굴착 시 나오는 잡돌이나 토사.

*막장압 : 굴진 시 막장(굴착 작업을 하는 막다른 지점) 전면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토압과 수압을 말함.

*이렉터 : 세그먼트를 소정의 위치에 조립하는 장치.


TBM 공법 작동 원리 (1단계 : 전면의 커터헤드를 회전시키면서 디스크 커터가 지반을 굴착 / 2단계: 이수(점토물) 또는 굴착된 버력으로 챔버를 채워 막장압을 유지 / 3단계: 굴진과 동시에 이렉터를 이용해 터널 벽면에 세그먼트 설치 조립)


굴진 장면 (GIF)



TBM 공법이 가진 장점!


도심지에서 지하 터널을 개발하거나 복잡하고 어려운 지반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TBM 공법 시공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해외의 경우 터널 공사 계획 시 TBM을 활용한 기계화 굴착공법을 우선 고려하고 특수한 경우에만 발파 공법을 계획하는데요. 도심지 터널 공사의 특성상 소음과 진동,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약을 사용하는 발파 공법에 비해 TBM 공법은 소음과 진동이 획기적으로 저감되고, 굴착된 토사나 암반도 분진 없이 배출돼 도심 공사 시에 선호됩니다. 


또한 굴착 즉시 세그먼트를 설치하므로 붕괴 위험성도 거의 없습니다. 굴진 속도가 발파 공법에 비해 빨라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생산성도 높아 효율적입니다. 토사부터 연암, 경암 등 다양한 지층에 적용할 수 있고 지하 수압이 높은 지반에서도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TBM 장점 (굴착 즉시 터널 벽면에 콘크리트 블록인 세그먼트를 설치해 붕괴 위험성 적음 / 굴착된 토사, 암반이 분진 없이 배출 / 토사, 연암 등 다양한 지반에 적용 가능 / 빠른 굴진 속도로 공사 기간 단축 / 발파 공법에 비해 소음, 진동 적음)



TBM 공법 종류, 이수식 쉴드 TBM vs 토압식 쉴드 TBM 


쉴드 TBM은 터널 굴착 후 챔버* 내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에 따라 이수식(Slurry Pressure Balanced, SPB) 과 토압식(Earth Pressure Balanced, EPB)으로 나뉩니다.


막장압을 챔버 내에 채워진 굴착토로 메워서 지지하면 토압식, 물을 섞은 점토인 이수로 채워서 압력을 가하면 이수식이라 불리죠. 토압식이 낮은 수압과 균일한 지반 조건에서 활용되고 막장압 관리가 어려운 반면 이수식은 연약 지반이나 지하 수압이 높은 지반에서도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반 조건을 살펴보면 이수식이 적합한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는데요. 현대건설이 건설 중인 ‘김포-파주간 건설공사 제2공구’와 해당 공구의 한강 아래를 관통하는 도로터널에도 이수식 쉴드 TBM 공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챔버: TBM 커터헤드 후면에 위치한 공간. 굴착한 공간의 토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수나 토사를 넣어 지반의 압력을 견딤.


TBM 공법의 종류 (이수식 쉴드 TBM : 막장압을 물을 섞은 점토로 채워서 지지함 vs 토압식 쉴드 TBM : 막장압을 챔버 내 채워진 굴착토로 메워서 지지함)



해외에서 보이는 주요 TBM 공법 터널은?


TBM 공법은 세계 곳곳의 터널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1848년에 개통된 영국 ‘템스 터널’은 최초의 하저터널로 꼽힙니다. 영국 공학자 마크 브루넬이 템스강 밑으로 터널 뚫는 방법을 고안한 것으로 TBM 공법이 처음 사용된 터널이라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죠. 또한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영불해협터널’은 총 길이 50.45km로 높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토압식 쉴드 TBM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싱가포르의 ‘남북 전력구 터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싱가포르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총 연장 40.2km의 전력구 터널로 깊이도 지하철 터널에 비해 약 두 배 깊고 구간별 연장도 길어서 터널 공사의 난이도가 높았죠. 현대건설은 이 중 NS3 구간을 시공했습니다. 싱가포르의 도심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각종 업무시설이 밀집돼 있는 곳이라 공사에 더 주의를 기울였는데요. 직경 7m의 TBM 3대를 가동하면서 직접 가동률을 관리해 타사가 시공하는 공구보다 가동률을 약 149% 높였고, 철저한 품질과 안전 관리 덕분에 성공적으로 준공된 현장입니다.



스마트 터널 시공을 이끌어온 현대건설


TBM 공법이 활발한 해외와 달리 아직 국내 터널은 발파에 의한 NATM 공법이 일반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TBM 공법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면서 이와 관련된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터널 공사에 TBM 공법을 적용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현대건설의 해외 TBM 사례 (싱가포르 남북 전력구 터널 : 총 연장 40.2km 터널, 직경 7m의 TBM 3개 가동, 가동률 149% / 도심지인 싱가포르에선 안전을 최우선! 지하철보다 2배 깊은 곳에서 TBM 공법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관통!)


국내 기계화 굴착 공법의 선구자이자 스마트 건설을 이끄는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TBM 공법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하여 TBM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외 26개 TBM 터널 시공 경험은 건설 회사 중 단연 눈에 띄는 성과죠.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최초로 한강 하저를 통과하는 도로터널 ‘김포-파주간 건설공사 제2공구’입니다. 한강 터널 구간은 터널 상부의 흙 두께가 얕고, 수압이 높으며 흙, 모래, 암반이 섞인 복합 지반으로 이뤄진 고난이도 현장인데요. 현대건설은 한강 하저를 가장 안전하게 굴착하기 위해 이수식 쉴드 TBM 공법을 선택했습니다. 사용하는 TBM 장비도 국내 최대 구경인 직경 14m, 총 연장 125m, 총 중량 3,200톤의 초대형 건설장비로 해외에서도 흔치 않은 규모입니다. TBM 공법의 특성상 굴진과 동시에 사전 제작된 450mm 두께의 원형 콘크리트 구조체를 설치하기에 토사 붕괴나 유동에도 안전합니다. 또한 TBM 핵심 부품인 디스크 커터 모니터링 시스템, 전방탐사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을 갖춰 시공성과 안전성까지 확보했습니다.


현대건설의 스마트 TBM 공법 기술 (김포-파주간 건설공사 제2공구 : 이수식 쉴드 TBM 공법, 직경 14m, 총 연장 125m, 총 중량 3200톤, 초대형 TBM 건설장비)


아울러 현대건설은 TBM 장비와 관련된 첨단 기술뿐 아닌 운영 관련 기술도 자체 개발해 TBM공법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TBM 공법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는데요, 세계 최초로 개발한 TBM 통합운영관리시스템 ‘TADAS’가 그 연구의 결과입니다. 굴착 중 생성되는 데이터에서 지반 정보와 장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커터헤드의 회전 속도나 굴진추력 등 가장 적합한 운전 방법을 제시하는 기술인데요. 이로 인해 공기 단축은 물론 원가 절감 효과까지 누리고 있습니다.


국내 환경에 맞는 터널 기술을 개발, 발전하려는 현대건설의 노력은 한국형 ‘로드헤더 굴착속도 예측모델’ 특허로 이어졌습니다. 터널 굴착에 사용하는 장비인 로드헤더가 국내 지반 특성에 맞지 않고, 또 국내 적용 사례가 많지 않아 굴착속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죠. 덕분에 입지 조건 검토, 암석 강도 분석, 굴착 시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김포-파주간 건설공사 제2공구 TBM 속 스마트 기술 (TBM 적용 스마트 기술 : 대기압 커터 교체 시스템, 디스크 커터 모니터링 시스템, 커팅휠 마모 감지 센서 시스템, 전방탐사 시스템, 막장 관측 카메라) / TBM 운영 스마트 기술 (TADAS, 중앙 통합 운영 시스템 HOC, ICT 기반의 무선 통신 환경 구축, BIM 기반의 디지털 관리 시스템 HIBoard)


터널 시공은 생산성을 높이고 소음, 진동과 같은 불편함을 없애는 데서 더 나아가 안전을 강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TBM 공법은 스마트하면서 안전을 더해주는 최첨단 방식이죠. 앞으로 도심 내 도시철도 사업, 해저터널 등 지하 공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터널로 연결이 가속화되면 세상은 더 빨라지고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다양한 터널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도입해 나가고 있는 현대건설. 지하 공간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건설 현장의 스마트화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건설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