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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 시험 합격자 3인 대담 - 고군분투한 시험 이야기 함께 나눠요!

2020.12.15 4min 57sec

벌써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계획하고 준비했던 일들은 얼마나 이뤘는지 돌아보게 되는 요즘. 크나큰 목표 하나를 마무리 지은 세 명의 사우를 만났습니다. 지난 11월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한 최정호 책임매니저, 여현동 책임매니저, 강수진 매니저가 그 주인공. 사업본부도, 기술사의 분야도 각기 다르지만 그간 고생했던 시간, 공부에 쏟아부었던 열정은 다를 바 없었는데요. 갓 합격한 이들이 가져온 따끈따끈한 후기를 함께 살펴볼까요?


여현동 책임, 최정호 책임, 강수진 매니저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습니다 


기술사 자격 취득을 축하드립니다. 각자 본인의 기술사 분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여현동 책임매니저(이하 여 책임) 저는 도로 및 공항기술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도로와 공항 분야 토목 기술에 대해 공부하는데요. 공항은 터미널 시스템이 아닌 활주로나 계류장, 유도로 등 비행기가 다니는 길을 다룹니다. 차나 비행기가 다니는 ‘길’에 대한 분야로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최정호 책임매니저(이하 최 책임) 저는 용접기술사를 취득했습니다. 용접은 건설이나 기계, 조선 등 거의 전 공업 분야에 쓰이기에 산업 기술의 척도라고도 일컫는데요. 용접법부터 재료, 구조설계, 장치 등을 공부합니다. “용접할 수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이제는 제대로 알고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강수진 매니저(이하 강 매니저) 저는 건축시공기술사를 취득했습니다. 부실공사를 예방하고 건설공사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사인데요. 건축 계획부터 시공, 준공까지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공부하기에 현장 운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70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 현장에는 기술사를 배치해야 하는 제도적 근거도 있고요.


기술사를 준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 매니저
회사 내에 존경하던 선배님들 중 기술사 자격을 가진 분들이 더러 계셨는데요. 선배님처럼 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 기술사라는 생각에 준비하게 됐습니다. 현장 근무 때 봤던 일련의 건축 과정을 한 번 더 공부하고 이론을 체계화하니까 지식적인 부분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 책임 저는 구매본부에서 유럽 지역 플랜트 구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필요한 기자재를 적시에 납품하려면 주요 시공 방법인 용접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잘 알고 있으면 제 업무도, 설계부서와의 협업도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여 책임 저는 토목공학을 전공했는데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기술사를 따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이 길을 간다면 언젠간 반드시…”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다 도로 쪽으로 석사를 하면서 구체적인 분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시험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강 매니저
아무래도 불안감이 가장 컸어요. 결국은 붙어야 끝나는 공부인데 내 공부량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가늠하기가 힘들었거든요. 시험에 떨어져도 총합 점수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직접 찾아서 보완해야 하니까요.
여 책임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객관식이면 답이 명확하니 틀린 걸 공부하면 되는데, 서술은 뭐가 문젠지 확실하게 알기 어려워요. 주변에 조언을 구해도 사람마다 추측하는 게 다르고요. 특히 저는 시험 준비 중에 둘째 아이가 태어나서 육아와 공부를 병행했던 점도 좀 어려웠습니다.
최 책임 와, 육아와 공부를… 대단하세요. 저는 오히려 필기시험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면접이 너무 어려웠어요. 면접에서 계속 떨어져서 필기시험을 한 번 더 봤는데 다시 합격할 수 있었어요. 자신감을 갖자고 마음먹었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정답을 모르니까요.
강 매니저 최 책임님은 조금 다른 케이스이신 것 같습니다(웃음). 필기를 두 번 붙는 분을 또 만날 수 있을까요?


토목지원실 여현동 책임매니저 

[ 토목지원실 여현동 책임매니저 ]


필기, 실기에 대한 체감 난이도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걸까요?
강 매니저
저는 필기가 훨씬 어려웠어요. 1교시에 100분씩, 총 400분 동안 답안지 총 12~14페이지를 채워야 하는데요. 직접 쓰니까 손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웃음).
여 책임 저는 필기시험을 8번 봤어요. 정말 어려워요. 도로 및 공항기술사는 시공사보다 설계사에서 오시는 분들이 더 많거든요. 문제도 설계나 계획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오고요. 오히려 저는 면접이 한 번에 됐는데요. “면접관이랑 싸우지만 않으면 언젠간 된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봤습니다.


공부량이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
여 책임
하루 세 시간씩 주 4~5일은 꾸준히 했어요. 처음엔 퇴근 후 저녁 9시부터 12시까지 했는데 피곤하니까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새벽 2시에 일어나서 5시까지로 루틴을 바꿨어요. 시간을 정해 두니 집중도가 높아지더라고요.
최 책임 저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8시까지, 퇴근 후 저녁시간과 주말에 공부했는데요. 매일 아침 1시간이 집중 잘 되더라고요. 그리고 녹음한 강의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반복해 들었어요.
강 매니저 저는 평일에는 일찍 퇴근하거나 약속 없을 때 틈틈이 하고, 주로 주말에 최대한 약속을 안 잡고 5시간 이상씩 공부했습니다.


공부는 어떤 방법으로 했는지 궁금합니다.
강 매니저
회사의 기술사 온라인 강의로 기본적인 원리나 베이스를 익히고 학원을 등록했어요. 처음엔 부분적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한 3개월 스터디하니 합격권까지 점수가 뛰더라고요. 시험을 앞둔 3개월 정도는 더 본격적으로 했어요. 공부도 공부지만 동기부여가 많이 됐어요. 다들 합격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덩달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여 책임 저도 1년 정도는 독학하다가 회사 온라인 강의를 들었어요. 전 아이를 봐야 해서 그것밖에 할 수 없었죠(웃음).
최 책임 아쉽게도 용접기술사는 강의가 없어서 학원에 다녔어요. 장점은 합격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 공부 비중을 어떻게 두는 게 좋은지 알게 되니까 핵심에 집중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건축국내영업실 강수진 매니저 

[ 건축국내영업실 강수진 매니저 ]


현업이 시험 준비에 도움된 부분도 있을까요?
최 책임
업무를 하다 보면 해외 납품업체가 자재 재질 변경을 건의하거나 특수한 용접 시공 방법을 제안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검토 부서에 의뢰하기 전에 ‘내가 담당자라면 어떤 자료를 요구할지, 어떤 결론을 내려야할지’ 자료를 보거나 고민했던 게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강 매니저 현장에서 계획하고 진행했던 경험에 비추어 작성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아무래도 우리 회사는 대규모 공사가 많고 다양한 공법을 도입하기에 기술사 준비하시는 분들은 현장을 자주 보면서 공부와 병행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여 책임 사업본부 내에서 진행하는 민자사업이나 스마트 건설기술 등의 세미나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시험 필살기가 있나요? 이렇게 해서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싶은 것들.
강 매니저
필기는 한 교시에 시험문제가 6개 나오고 그중 4개를 골라 쓰는 형식이었는데요. 저는 어려운 문제 위주로 골랐어요. 확실히 쉬운 문제는 다른 사람들도 다 알 테니까요. 결과를 보니 우수 답안을 그대로 쓰다시피 한 문제는 기본 점수가 나왔고, 반대로 최선을 다해서 썼던 어려운 문제는 점수가 잘 나왔더라고요. 아마 고민의 흔적을 보신 게 아닌가 싶어요.
여 책임 답안에 차별화를 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석적인 내용과 경험을 아울러 구성하려는데 아무래도 설계 쪽 경험이 없다 보니 다양한 사례로 보완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남 신안에 현수교와 사장교 두 가지 형식을 적용한 교량이 있거든요. 교량의 형식이나 종류에 관한 문제에 이런 독특한 사례를 찾아서 답안을 풍부하게 작성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최 책임 저는 늘 분량 맞추는 연습을 했어요. 30% 정도는 정의, 50% 정도는 해결책이나 방안, 20% 정도는 경험이나 결론을 쓰는 걸로요. 차별화라고 하자면 필기를 한 번 봤던 경험으로 나름 오기가(?) 생겨서 오히려 질문하거나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식으로 좀 적극적인 답안을 썼어요. 저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점수가 깎였으려나(웃음). 읽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은 정도의 제안이라면 저는 괜찮을 것 같아요. 명확한 답이 없으니까요.


면접 팁도 있을 것 같아요.
최 책임
저는 면접에서 너무 많이 떨어져서 팁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번엔 코로나19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했는데 종이와 펜이 앞에 놓여 있더라고요. 첫 질문에 나름 대답을 잘한 것 같았는데 면접관이 “그 답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그때부터 질문을 다 적었어요. 면접이 끝날 즘 “1번 질의에 대해 답변이 부족했던 것 같은데 부연 설명해도 되겠냐”고 물었고, 다시 답변하며 마이너스를 채웠던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결과 나온 후에 보니 그 문제 점수가 엄청 높게 나왔더라고요.
여 책임 질문 한두 가지로 수험자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답이 나올 것 같아서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껏, 어떻게든 대답하겠다는 일념으로 임했어요. 면접관이 고개를 갸우뚱할 때마다 말을 조금씩 바꿔가면서(웃음).
강 매니저 건축시공기술사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답변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뒀어요. 일단 복장을 정갈하게 하고, 잠도 충분히 자고 좋은 인상으로 답변할 수 있게 준비했죠.


플랜트구매실 최정호 책임매니저 

[ 플랜트구매실 최정호 책임매니저 ]


돌아봤을 때 보완하고 싶거나 아쉬운 점은요?
여 책임
저는 시험을 좀 많이 본 편이에요. 그에 따라 실력이 늘 거라고 생각해서.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된 다음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날짜에 맞춰 급히 공부하다 떨어지면 힘 빠지고… 그걸 반복했던 게 좀 아쉽거든요.
최 책임 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 게 처음에 기술사 준비 여부를 가늠하려고 그냥 시험을 봤거든요. 그러니까 공부를 집중적으로 한다면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자신감이 붙었어요. 응시료는 좀 아깝지만(웃음). 물론 준비를 많이 하고 시험 보는 게 정석이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한 번쯤 보고 고민하는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요?


기술사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노하우가 있다면요?
최 책임
서브노트를 최소화하는 것. 수험생마다 서브노트에 관한 의견이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저는 외울 것만 최소화해서 정리했는데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해요.
여 책임 시험 보기 한 달 전까지는 답안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마지막 한 달은 준비한 답안을 공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면접 전 2~3주간 말하기 연습을 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됐고요.
강 매니저 본인 성향이나 상황에 맞는 공부 기간,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본인의 페이스에 맞게 지치지 않도록요. 그리고 마음 맞는 동료와 함께 공부하고, 서브노트를 공유하고 있다면 답안이 겹치지 않도록 시험은 다른 지역에서 응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혼자 힘으로 하기엔 어려운 공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 책임
아무래도 가족의 힘이 정말 크죠. 어머님이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떨어지면 질책도(웃음). 합격 소식을 전할 때 입사 이후로 어머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모습을 봐서 기분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장모님도요. 합격했다고 하니 눈물을 흘리셔서 저도 아내도 울컥하더라고요.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최 책임 희생해 준 가족, 특히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동안 아이를 봐주신 장모님이 지금 편찮으셔서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고요. 늘 묵묵히 기다려주고 응원해 준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강 매니저 아내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지난 11월에 결혼식을 올렸는데요. 연애할 때부터 많이 지원해 줬고, 결혼 준비도 거의 아내가 하다시피 힘을 많이 써줬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제가 그 고마움을 채울 시간인 듯 합니다. 행복한 가정 꾸리면서 잘 사는 게 지금의 계획이고 목표입니다(웃음).


새신랑의 다짐이 멋진데요. 다른 분들도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최 책임
용접기술사 공부 내용이 금속재료기술사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어요. 차후엔 금속재료기술사에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여 책임 도로 프로젝트 경력을 더 쌓아서 도로 분야 전문가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기술사가 전문가로서의 완성이 아닌 과정 중 하나기 때문에, 앞으로 박사과정을 밟는 등의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