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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자존감 낮은 직원 vs 나르시즘에 빠진 직원 - 특이한 성격의 직장 동료와 같이 일하는 법

2022.01.19 3min 28sec

적어도 하루 8시간이상 함께 생활하는 직장 동료들. 그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는 어디에도 쉽게 터놓을 수 없는데요. 많은 직장인이 공감할 고민 ‘직장 내 관계’를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 교수가 조언합니다.


주변 동료에게 화풀이하는 상사를 표현한 재미있는 일러스트


매사에 자신감 넘치고 스스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동료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동료. 여러분은 어떤 동료와 일하고 싶으신가요? 또한 자신은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직장인들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성격 특이한 사람’과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물론 회사에는 다양한 성격의 동료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유독 일하기 불편한 사람이 있어요. 바로 ‘인성이 좋지 않은 동료’죠. 정신의학적 용어로 보면 ‘성격장애’가 의심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특이한 성격을 가진 사람과도 함께 일해야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자존감’으로 나눌 수 있는 성격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자존감에도 ‘급’이 있다

자존감(self-esteem)은 말 그대로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일종의 ‘자기 확신’이죠. 분명히 할 것은 자존감에도 급이 있어요. 자존감이 잘 형성되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대인관계도 원활합니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타인과 잘지내지 못하고 열등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반면 자존감이 너무 높은 사람은 자신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특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오만해져 제멋대로 행동하기도 합니다. 팀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실수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세요. 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자존감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생각하고 반응하는 것이 다르답니다.


▶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 내가 그렇지 뭐.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이제 우리 팀원들도 나와 업무를 같이 하려고 하지 않겠지.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 혼자 했으면 분명 실수 없이 잘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괜히 A와 같이 해서 나까지 망했잖아. 

▶ 균형 잡힌 자존감을 가진 사람: 내가 놓쳤던 부분이 있구나. 얼른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번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자존감은 인생의 모든 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경우 망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한번 형성된 자존감으로 평생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자존감은 상황과 타이밍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있어요. 이 때문에 어떤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시 체크해 볼까요? 다음 중 5가지 이상 항목에 해당하면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해당합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 테스트


①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대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예: 성취와 능력에 대해 과장한다. 적절한 성취 없이 특별대우 받는 것을 기대한다).

② 무한한 성공, 권력, 명석함, 아름다움과 같은 공상에 몰두한다.

③ 자신의 문제는 특별하고 특이해서 높은 지위의 사람(또는 기관)만이 그것을 이해할 수 있고 그가 관련해야 한다고 믿는다.

④ 과도한 숭배를 요구한다.

⑤ 특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예: 호의적인 대우 받기, 자신에게 자동적으로 순응하기를 불합리하게 기대한다).

⑥ 대인관계에서 착취적이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을 이용한다.

⑦ 감정이입이 결여돼있다.(타인의 느낌이나 요구를 인식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⑧ 다른 사람을 자주 부러워하거나 타인이 자신을 시기하고 있다고 믿는다.  오만하고 건방진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 자료제공: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자존감 회복을 위한 코칭

자신감이 너무 강한 나르시즘(자기애성 인격장애)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먼저 자신에게서 벗어나 남에게 배우는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입에 쓴 약이 몸에도 좋다는 속담이 있죠.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고 좁은 시야를 넓히기 위해선 듣기 싫은 이야기도 받아들이고 그 말 속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남들과 함께 하는 업무를 늘려 보세요. 업무를 하며 팀원을 돕는대서 협조적인 성격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행동해 보세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손해 보는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자기 속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에 적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반대로 낮은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실수를 했을 때 자신을 질타하고 창피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 없어요.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한 번의 실수가 인생 전체를 좌지우지하지 않아요. 그러니 실수한 자신을 인정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입니다. 나쁜 생각은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자신감이 있으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답니다. 마지막은 스스로를 격려하는 거죠. 자존감이 낮고 비관적인 사람은 스스로 이룬 성과도 과소평가합니다. 자신의 능력이 충분하다고 믿고 스스로 용기를 북돋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고민상담소


같은 팀 후배가 자존감이 낮은 것 같아요. 업무를 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말하면 위축되고 풀이 죽은 모습을 보여 당황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후배의 자존감도 올려주면서 업무의 방향까지 말해줄 수 있을까요?


후배의 경우 자존감이 낮아서 자신의 가치와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능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일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진심으로 걱정돼 도와주고 싶은데 말을 꺼내면 훈계당한 것처럼 풀이 죽어서 업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수까지 연발하는 경우도 많죠. 이럴 때는 상대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후배의 ‘유능감’을 찾아주는 거죠. 작더라도 후배의 유능감을 찾아서 진심으로 칭찬해 주세요. 조언이나 충고를 해야 할 때는 반드시 유능감을 언급하고 칭찬한 다음 ‘이런 점을 보완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세요. 그러다 보면 후배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거예요. 또한 후배가 자신의 능력을 만족하며 건강한 자존감을 키워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동기는 항상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신을 돋보이려고 저를 끌어내리죠. 추후에 이런 상사를 만날까 봐 걱정됩니다. 만약 이런 성격의 상사나 동료를 만나 업무를 함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나쁜 게 아니에요. 하지만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과해지면 자신을 실제보다 과대포장하게 돼죠. 남들이 볼 때는 ‘자기과시’가 심한 사람으로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극심한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 이미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진짜 모습은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외형적 자아의 우월감과 내면적 자아의 열등감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기 쉬운데 이것이 바로 나르시즘으로 발현될 수 있어요. ‘자기애성 인격장애’죠.

심리학에서는 인간관계를 맺을 때 ‘연민’의 감정을 많이 가지기를 권합니다. 상대가 나를 힘들게 하는 행동을 할 때 그 사람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자신의 약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만약 고민하는 사람이 직장 동료라서 함께 일해야 하는 관계라면 ‘연민’의 감정을 최대한 발휘해 주세요. 그럼 꼴 보기 싫고 듣기 싫고 함께 일하기 싫은 마음이 많이 누그러질 거예요. 특히 직장 상사라면? 방법이 없어요. ‘팀장님, 자기애성 인격 장애인 것 같은데요? 자존감을 좀 키우셔야겠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 없잖아요. 본인이 모르지 않아요. 잘난 척하는 사람들은 늘 불안한 마음으로 상대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연민의 감정을 가지고 불쌍한 마음으로 바라보되, 그 사람 때문에 감정 소모는 하지 마세요. 일만 함께 하면 됩니다. 

이 글을 읽다 보니 자신도 ‘나르시즘’에 빠져 있는 걸 알게 되었다고요? 누구나 그런 면이 좀 있어요. 저도 그렇습니다. 다만 자주 내 마음을 점검하고 자제하면서 건강한 ‘자기애’를 키워 나가면 됩니다.


글=박상미(『마음아 넌 누구니』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