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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람] 카타르 루사일&알 부스탄 고속도로 현장, 2022년 월드컵을 향해 달리다 (1)

2021.02.01 2min 27sec

카타르가 2022년 11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각종 사회간접자본 공사를 한창 진행 중입니다. 현대건설은 왕궁과 고급 주택단지가 위치해 있는 카타르의 펄(Pearl) 지역과 도하 중심지를 잇는 루사일 고속도로, 수도 도하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을 맡아 공사를 수행했습니다. 두 현장 모두 개통했으나 발주처로부터 각각 추가 공사를 맡아 진행 중인 상황. 같은 고속도로 프로젝트로 기술 협력은 물론 숙소까지 함께 쓰며 긴밀히 소통해 온 두 현장을 만나보았습니다.


글=박현희



<ENR> 선정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


루사일 고속도로의 상징, 대형 아치 구조물. 높이가 무려 100m에 달합니다

[ 루사일 고속도로의 상징, 대형 아치 구조물. 높이가 무려 100m에 달합니다. ]


도하 공항에서 루사일(Lusail)의 월드컵 주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에 시선을 끄는 아치형 구조물. 와다(Wahda) IC에 세운 높이 100m의 이 특별한 구조물은 2022년 월드컵 관람객이 보는 카타르의 첫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하늘에서 본 아치 구조물

[ 하늘에서 본 아치 구조물 ]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은 대형 아치 구조물을 포함해 공항과 인접한 도하 시내 중심부터 북쪽 루사일 인근의 상업 및 주택지구 펄(Pearl)까지 약 5.8㎞의 고속도로 및 5.7㎞의 간선 접속도로를 확장·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최대 왕복 18차로에 도로뿐 아니라 터널 10개소, 교량 4개소, 마이크로 터널과 상하수도, 통신 라인, 변전소 등 각종 제반 시설까지 두루 건설했습니다. 착공은 2012년 5월, 고속도로 개통은 2017년 12월에 했으나 발주처의 300회가 넘는 설계도면 변경으로 준공일이 미뤄졌습니다. 현재는 발주처의 요청으로 추가 공사를 수행 중입니다.


QLUS의 지하차도, 교량, 아치 구조물 동시 시공 모습.

[ 루사일 고속도로의 지하차도, 교량, 아치 구조물 동시 시공 모습 ]


카타르 인구 대부분과 기반시설이 집중된 환경에서 현장의 가장 큰 도전은 기존의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임시 우회도로 시공을 위해 신호체계 변경, 안전 시설물 설치, 도로 운행 허가 등 부수 작업이 발생했고, 본 공사에 앞서 지하 곳곳에 묻힌 상하수도와 전기 등 시설물을 이전하는 것 또한 녹록지 않았습니다. 최대 복병은 시설물 이전과 관련해 25곳의 현지 기관과 협의하고 200여 가지의 인허가를 승인받는 과정이었습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임시 우회도로는 현지인들이 정규 도로로 착각할 정도로 말끔하게 작업해 현지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QLUS 펄 IC의노스 캐럴 크로싱(North Canal Crossing Bridge) 공사 모습. 기존 교량을 철거한 후 신설

[ 루사일 고속도로 펄 IC의노스 캐럴 크로싱(North Canal Crossing Bridge) 공사 모습. 기존 교량을 철거한 후 신설 교량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


개통까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장에는 9만5000t의 철근, 45만t의 아스팔트, 전기와 통신망 구축을 위한 200㎞가량의 전기통신 관로가 투입됐습니다. 동원 인원도 26개국 5000여 명, 근로시간으로 따지면 6900만 시간에 달합니다. 현장은 공사 수행만큼이나 안전·공정관리에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우수한 현장 관리 능력은 2018년 10월 미국 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이 뽑은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 어워드’ 수상으로 이어졌는데요.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특유의 추진력과 기술력으로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은 현대건설을 넘어 카타르의 랜드마크 고속도로로 길이 남을 것입니다.



카타르 최장 교량 건설한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


드론으로 촬영한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 전경

[ 드론으로 촬영한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 전경 ]


카타르 알 부스탄 고속도로는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시원하게 뻗은 도로 위로 U자형으로 가깝게 맞닿은 고가도로는 거대한 공공 예술 작품 같기도 합니다.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은 수도 도하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약 13㎞의 사바 알 하마드(Sabah Al Ahmad) 도로를 구성하는 4개 공구 중 하나로, 각 공구와 연결되는 왕복 8차선 고가도로와 도하 시내 주요 도로인 알 왑 교차로 개선을 포함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발주처의 당초 계획은 지하차도를 만드는 것이었으나, 현대건설이 경쟁적인 금액과 함께 고가도로로 대안 설계를 제안하며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알 부스탄 드론 전경

[ 드론으로 촬영한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 전경 ]


2017년 9월 말 착공한 현장의 공정률은 99%. 계약 공기 39개월에 맞춰 고속도로를 개통했으니 준공했다고 할 수도 있으나, 루사일 고속도로와 마찬가지로 발주처의 설계변경과 추가 공사 등으로 현장 종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공사는 왕복 8차선 고가도로와 상하수도 이설, 기존 도로 확·포장, 조경공사 등입니다. 현장은 복합 공정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임시 우회도로 개통을 위해 작업 공간 확보, 지하 매설물(주로 상하수도) 시공, 교량 구조물 시공, 임시 우회도로 복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쳤습니다.
까다로운 공사 환경보다 더욱 힘들었던 것은 발주처 대응이었습니다. 착공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 설계도면에 없던 고가 램프교(Ramp, 입체 교차하는 두 개의 도로를 연결하는 경사 부분)를 추가해 달라거나, 도로 개통을 갑자기 앞당겨 달라는 식의 요청이 많았습니다. 이런 이유 탓에 현장 직원들은 공기 내내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죠.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공사(이하 QABU) 현장의 고가도로 시공에는 PSM 공법이 사용됐다.

[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공사 현장의 고가도로 시공에는 PSM 공법이 사용됐습니다 ]


빠듯한 계약 공기로 숨 가쁘게 진행된 현장은 고가도로 시공에 PSM(Precast Segmental Method)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PSM은 3m 단위로 제작한 교량 거더를 현장으로 옮겨와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품질관리가 쉽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지만 선형 관리가 까다로워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현대건설에서도 20년 만에 적용하는 공법이어서 많은 사례 조사와 연구는 물론 설계사 및 전문 협력사와 협업하며 공사를 수행했습니다. 2019년 카타르 독립기념일인 12월 18일에 맞춰 개통한 현장은 당시 카타르의 가장 긴 고가도로(교량)로 현지 언론에 소개됐습니다. 발주처와 감리단은 “다음 공사도 현대건설과 함께하고 싶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죠. 현장 직원들은 “어딜 가도 칭찬 일색”이라며 “현지에서 인정받은 만큼 남은 과정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