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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현장

2021.01.18 4min 11sec

그림으로 표현한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현장. 바다 위에 갈매기가 날라다니며 시원한 풍경을 연출했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명품 해안 루트의 탄생


전남의 아름다운 해양 비경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여수시 화양면에서 화정면까지 해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화양-적금 간 도로가 2020년 2월 28일 준공한 것. 이로써 여수시 화양면과 고흥군 영남면을 오갈 수 있는 국도 77호선이 일제히 개통했습니다. 이동시간도 80분에서 30분으로 줄었습니다. 현대건설은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를 맡으며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2월 28일 준공한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의 화양대교 전경. 화양대교는 주경간 500m의 국내 최대 규모 콘크리트 사장교입니다

[ 2월 28일 준공한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의 화양대교 전경. 화양대교는 주경간 500m의 국내 최대 규모 콘크리트 사장교입니다 ]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바깥활동을 하고 싶지만, 대중교통을 타거나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요즘입니다. 행동반경이 좁아졌다고 마음의 반경까지 좁힐 필요는 없는 법이죠. ‘사회적 거리 두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확행’(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이란 뜻의 신조어)을 누리고 싶다면, 다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이곳을 메모해 두는 것이 어떨까요. 전남 여수의 화양-적금 간 도로를 거쳐 고흥으로 건너가는 드라이브 관광명소 ‘백리섬섬길’입니다. 39.1㎞인 백리섬섬길의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2월 28일 전면 개통한 화양-적금 구간. 전라남도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에서 화정면 조발리까지 17㎞를 잇는 국도 77호선으로 여수 지역 4개 섬(조발도~둔병도~낭도~적금도)을 5개의 해상교량으로 이었습니다.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는 1공구 화양면 안포리~장수리, 2공구 화양면 장수리~화정면 조발리, 3공구 화정면 조발리~낭도리, 4공구 화정면 낭도리~적금리 등 공사 구간에 따라 4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입찰 당시 설계와 가격 점수를 평가해 적격 업체를 선정하는 설계·시공 일괄 방식으로 발주됐습니다. 우수한 설계와 더불어 경제성 확보가 수주의 열쇠가 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참여한 2공구에는 전체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교량 건설이 포함돼 있어 경쟁이 특히 치열했습니다. 현대건설(지분율 55%)은 한화건설(15%), 대보건설(15%), 대우조선해양건설(10%), 해송종합건설(5%)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원거리에서도 눈에 띄는 수려한 주탑 디자인과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시공성이 우수한 교량으로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야경

[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야경 ]



남다른 스케일의 인프라 프로젝트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는 사장교 854m와 접속도로 1.2㎞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주경간(두 개의 주탑 사이 거리) 500m인 화양대교(가칭 조화대교)는 준공한 콘크리트 사장교 중 국내 최장 규모죠. 시공 중인 것을 포함해도 현대건설이 짓고 있는 고덕대교(주경간 540m) 다음입니다.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자재와 인력 스케일도 남다릅니다. 준공까지 사용된 자재의 누적량은 레미콘 6만8781㎥, 철근 9329t, 사장교(PWS) 케이블 1264t, PC(Prestressed Concrete) 강재 315t, 아스콘 1만132t가량, 공사에 투입된 누적 인원도 약 50만9000명에 달합니다.



해상 크레인으로 거치식 콘크리트 우물통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 해상 크레인으로 거치식 콘크리트 우물통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



화양대교에는 우리 회사의 인프라 공사 노하우와 기술력이 오롯이 담겼습니다. 먼저, 기초 공사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거치식 우물통’이 적용됐습니다. 당초 계획은 플로팅 독(Floating Dock, 반잠수식 야외 작업장)을 이용한 일괄 시공이었으나, 수심이 깊은 현장 특성을 고려해 기초 설계를 변경했습니다. 현장은 육상 작업장에서 높이 15m, 중량 2360t에 달하는 강재(Steel) 우물통을 제작한 후 해상 작업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해 정위치에 거치하는 이분화된 방식으로 시공성과 경제성을 높였습니다.



높이 170m의 주탑 시공 모습

[ 높이 170m의 주탑 시공 모습 ]


높이 170m의 주탑에도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은 바람이 닿는 단면이 적은 PWS(Parallel Wire Stand, 사장교 등에 이용되는 케이블로 고강도 가닥 수십~수백 개를 공장에서 평행의 다발로 묶은 것) 타입을 적용해 풍하중을 줄였습니다. 또 원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케이블 길이 오차를 최소화하고자 제작 공장과 시공 현황을 철저히 관리하며 리스크를 예방했습니다. 아찔한 높이의 주탑 시공은 ACS(Auto Climbing System, 자동 인양 거푸집) 공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건물이나 구조물을 지을 때는 임시 가설물인 거푸집을 설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ACS공법을 이용하면 별도의 해체 및 재설치가 필요 없이 유압장치에 의해 거푸집이 자동으로 상승해 작업 효율이 높고, 품질관리가 용이합니다.



현대건설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성공 준공
아파트 60층이 넘는 높이에서의 작업, 중량물 인양이 잦은 해상공사에서 최대의 적은 불규칙한 기상 상황입니다. 현장에는 잦은 안개와 심한 너울, 강한 돌풍이 수시로 들이닥쳤습니다. 이에 현장 직원들은 현장 풍속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작업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또한 날씨로 인한 공정지연을 최소화하고자 휴일 및 야간 작업을 진행했으며, 시공사 전 직원 역시 불철주야 현장을 지키며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노을 지는 현장의 모습. 석양이 아름답게 질 무렵에도 현장의 시계는 돌아갑니다

[ 석양이 아름답게 질 무렵에도 현장의 시계는 돌아갑니다 ]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남해안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성공적으로 탄생시킨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현장. 현장 직원들은 “해상 기상 제약 등 악조건 속에서도 계획된 공기 내에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사장교에서 근무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정산 작업까지 멋지게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300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현대 특유의 도전정신과 협동력을 바탕으로 완공해낸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현장은 현대건설의 대표 인프라 프로젝트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했습니다.



Great people interview

“변화무쌍한 날씨 이겨내고 준공! 베테랑 현장 직원들 덕분”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현장 직원들이 화양대교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현장 직원들이 화양대교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




1957년 한강인도교를 시작으로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수한 교량 기술력을 쌓은 현대건설. 그 역사를 화양-적금 2공구 도로건설공사 현장이 잇고 있습니다.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해 낸 현장 직원들과의 인터뷰.


Q 자기소개 바랍니다.
이정수 현장소장(이하 현장소장) 우리 현장에는 2012년 7월 공무팀장으로 부임해 2017년 11월 현장소장을 명받았습니다. 1995년 7월에 입사한 저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영산대교운남대교거금대교 등 해상에서 시공하는 특수교량 현장에서만 근무했는데요. 개인적으로 네 번째 경험하는 해상교량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쳐 감개무량합니다.
최영수 공사팀장(이하 공사팀장) 저 역시 운 좋게 울산대교, 인도 참발강 사장교 등 특수교량 현장에서만 있었습니다. 우리 현장에는 2018년 5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근무했고 지금은 세종~포천 고속도로 안성~구리 건설공사(제14공구) 현장에서 고덕대교 건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재호 설계팀장(이하 설계팀장) 2016년 9월 부임해 주로 시공 엔지니어링과 설계 관리를 하며 대외공무 및 품질관리 지원 업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교원 공무팀장(이하 공무팀장) 저는 2019년 9월 공무팀장으로 부임했습니다. 과거 여러 현장에 몸 담았지만, 대부분 잠실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금빛노을교 등 도로 공사였어요. 우리 현장에서는 준공 이후 대내외 청산 업무를 맡았는데요.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Q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해상 공사여서 어려움이 많았다고요.
설계팀장
 일례로 2019년 7~10월에만 크고 작은 태풍 6개가 현장에 들이닥쳤어요. 당시 현장 전 직원이 밤을 지새우며 노심초사했죠. 사전의 철저한 태풍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한 것은 현장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입니다. 지연된 공정을 따라잡고자 야간작업도 불사했는데요.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 직원들도 주말휴일 할 것 없이 돌아가며 근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공사팀장 콘크리트 운반과 타설에도 어려움이 따랐어요. 공사명은 ‘도로건설’이었지만, 실제 공사 내용은 콘크리트 사장교 교량 가설공사였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해상 날씨와 싸워야 했죠. 너울 때문에 레미콘을 해상 바지로 운반하지 못해 타설 일정을 두 번 연속 취소한다거나,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로 이동 배(통선) 운행이 끊겨 몇 시간 동안 추위를 견디며 주탑에서 대기한 것은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습니다.


Q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현장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이 클 것 같습니다.
공무팀장
화양-적금 도로건설 프로젝트는 총 4개 공구로 발주됐어요. 2공구는 모든 공사 구간 중 가장 짧지만, 가장 난도가 높습니다. 우리 회사는 발주처와 주도적으로 소통하고, 현장 사무실 내에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시공사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죠.
공사팀장 처음 공정표를 작성할 때만 해도 ‘계약 공기 내 준공’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장 직원 모두가 공정 지연 요소를 하나하나 제거하고, 협력 업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한 결과 적기에 준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이 ‘국내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사장교’라는 타이틀을 더 빛내는 것 아닐까요?
이재호 섬에서만 70년을 사신 할머니께서 “다리로 바다를 건너 육지로 갈 수 있다니 꿈만 같고, 이제는 가족들을 자주 볼 수 있어 좋다”고 하시는 인터뷰를 보며 건설 기술자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현장소장 8년의 긴 공사기간 동안 공정지연, 원가 상승, 협력업체 문제, 악성 민원 등으로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준공하고 나니 힘들었던 지난 시간은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으로만 기억되네요(웃음). 여러 현안으로 밤을 지새우며 동고동락했던 이창엽 전 공무팀장, 최영수 전 공사팀장을 비롯한 모든 현장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화양-적금 도로건설공사 2공구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